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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외교안보팀 잇단 퇴진에 대한 대통령실의 해명, 가당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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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03-3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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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홍기원 국회의원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최대 외교행사라 할 국빈방미를 목전에 두고 행사준비 핵심실무자인 의전비서관, 외교비서관이 교체된 데 이어 외교안보팀 수장인 김성한 국가안보실장마저 사퇴하였다.


대통령실은 김일범 의전비서관은 ‘개인 사유’로, 이문희 외교비서관은 ‘1년간 격무 후 임기 마치고 복귀’를 이유로 내놨다. 정상회담 국빈만찬에서 블랙핑크와 레이디가가가 합동 공연하는 미국 측 제안에 대한 대통령 보고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행사에 차질이 빚어질 뻔한 데 대한 문책 차원이라는 후문도 있다. 모두 가당치 않은 어설픈 변명이다.


김일범 의전비서관은 역대 대통령의 통역, 주미대사관·주유엔대표부 근무, 북미2과장 등을 거친 베테랑 외교관이다. 이문희 외교비서관도 외교부장관 정책보좌관, 북핵외교기획단장 등을 역임했다. 


책임감 강한 엘리트 외교관들이 국빈방미 핵심일정인 국빈만찬 프로그램에 대하여 대통령에게 제때 보고하지 않고 일을 추진했다거나, 행사를 앞에  두고 ‘개인적 이유’나 ‘1년간 격무’를 이유로 직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미동맹 복원과 한일관계 개선 토대 마련’, ‘외교와 국정안보에 부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김성한 실장 퇴임의 변도 가당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국빈만찬 행사에 대한 대통령 보고 미흡이 핵심 사유라면 보고 라인에 있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나카소네 장학생’으로 알려진 김태효 1차장은, 뉴욕 한일 정상회담 개최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하여 일본 측 항의를 초래했고, 온 국민의 분노를 야기한 굴욕적 한일 정상회담 결과에도 책임이 큰 인물이다. 


이런 인물을 유임시키고 엉뚱한 인사들만 퇴진한 것은, 결국, 김성한 실장과 비서관들의 퇴진은 외교안보팀 내부의 마찰이 근본 원인으로 보인다.


김태효 1차장은 부친이 대검중수부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을 역임한 검찰 출신이고, 대통령 사저인 아크로비스타 주민이어서 정권 초기부터 외교안보팀 실세로 알려져 왔다. 


실제, 김 차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인 나토정상회의에 김성한 실장을 제치고 수행원으로 동행함으로써 실세의 모습을 보였다.


이번 사태와 관련, 주미대사관에서 합동공연 관련 전문을 5차례나 본국 정부에 보냈지만 응답이 없었다는 언론보도가 관심을 끈다. 정상회담을 많이 준비해 본 외교관 경험에 비추어 보면, ‘국빈만찬 블랙핑크 레이디가가 합동공연’ 안이 대통령에게 제때 보고되지 않아서 문제 된 것이 아니라, 합동공연을 추진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외교안보팀 내 의견대립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레이디가가는 세계적인 팝아티스트이지만 전위적이고 파격적인 퍼포먼스와 마약복용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다. 정상만찬에서 공연 시 자칫하면 국내에서 국빈방미의 성과를 가리는 논란거리가 될 수도 있다. 


실제, 2012년 레이디가가의 국내 공연 추진시 '선정적이고 퇴폐적' 등을 이유로 일부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공연 취소를 요구하였다. 정상행사를 준비하는 책임 있는 공직자라면 이러한 우려를 제기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이다. 


이로 인해 합동공연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이 계속 미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국 유명가수의 합동공연은 문화예술 분야에 전문성이 있다고 자부하는 김건희 여사의 관심이 클 사안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김건희 여사 라인과의 충돌설이 나오는 배경으로 보인다.


정상외교 일정의 최종 결정자는 대통령이다. 이번 사태의 최종 책임자도 결국 대통령이라 할 수 있다.


대통령의 정상외교 행사 때마다 외교참사가 반복되었는데, 이번에는 국빈방미를 목전에 두고 외교안보팀 책임자와 핵심실무자들이 교체되는 일이 발생했다.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일어나지 않았던, 또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참사이다. 국가의 안위가 걸린 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대통령의 대오각성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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